초청연수란 이런건가?
23년 10월부터 국제개발 협력 분야에 발을 담궜다
그리고 2024년은 정말 정신차릴 틈도없이 한해가 지나갔다. 몇개국을 출장다니고, 몇번씩 비행기를 타고 몇시간이나 이코노미에 몸을 구겨가며 이리가고 저리다녔다.
- 내가 직접 기획해서 내가 직접 사회를 보며 그나라 전체로 퍼져나가는 포럼도 진행했었고,
- 우리 협력국 교사와 학생들에게 수업을 보여주기도 했으며
- 각종 기자재도 사서 보내주고
- 호스트가 되어 초청 행사도 진행했으며
- 평가도 진행하였고
- 연수도 진행했었다
저 다섯줄을 쓰느라 내 2024년은 상상도 못할만큼 빠르게 지나갔다
그리고, 이제 그래도 1년해봤다고 여유만만했던 내가 있다.
모종의 이유로, 해외출장보다는 국내에서, 그리고 백 오피스 같은 업무가 많이 주어졌다.
해외만 안나간다 뿐이지, 인천 공항까지 이동만 없다 뿐이지, 비행기 타는 시간만 없다 뿐이지
할일은 계속 늘어간다
그중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연수에 대한 이야기다.
작년까진 현지연수와 국내-협력국간 실시간으로 진행하는 원격연수가 전부였다.
올해는 총 4개국을 한국에 초청해서 연수까지 진행한다. 물론 우리 기관 혼자 힘으로는 못 하고
지방 교육청도, 상대국 교육부도, 또 대한민국 교사들도 다 신경써가며 진행하고 있다.
스케쥴을 잡고, 국내 체류에 대한 계획을 세웠으며, 항공권을 구매해주고 비자 신청까지 신경을 함께 쓴다.
그 이면으로는, 연수의 수요를 조사하고 교사들과 수요에 맞는 연수를 계획하며, 진단-연수-평가-환류를 위해 이리저리 계획을 세우고, 교재를 확인한다.
또한, 손이 모자란 나를 위해 대신 수행해줄 우리 용역업체들에 대한 각종 행정처리까지 함께 진행한다.
그 중에서 항공권을 구매하는데, 출발착 공항과 시간 그리고 인원과 여권 마지막으로 비자에 온 신경을 집중해서 이제 탑승만 하면 되는 시기가 되었다.
출국이 이틀 후였고, 생각보다 순조롭게 진행되어 안심하고 있을 이때!!!!!!!!
좀 친하게 지내던 협력국 사무관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1개국을 경유하고 경유지에서 밤을 지새워야 하는데 기내식이 없는 lcc라 식사까지 대접해주느냐고 물었다.
경유지 공항은 꽤나 크고 여행객이 엄청나게 많이 드나드는 공항이었기 때문에, 저녁에도 식사할 곳은 널렸다. 나도 새벽비행기를 그 공항에서 탔었고, 식사를 해결하는데 어렵지 않았던 기억이 있었다.
순간 조금 어이가 없었다. 1인당 항공권을 구매하는데 돈이 얼마가 들었는데, 시간에 맞춘다고 또 얼마나 들었고, 비자 발행을 위해서 얼마나 전전긍긍했는데 저들은 그저 밥 한끼 자기돈으로 해결하기 싫어 우리에게 기내식을 요청한다고??
어이가 없었고, 회의감이 솔직히 조금 들었다. 저 나라에서 가장 열의가 있고, 개혁의지가 있고, 배울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저 정도인데, 이런 협력 사업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뭐 하루만에 생각을 고쳐먹었다. 그마저도 사먹을 돈이 없어서 그랬겠지.... 그정도로 힘든 사람들이니까 어떻게든 나아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지 하는 생각으로 고쳐먹고 업무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 회의감은 생각보다 오래 갈 것 같다.
뭐 그렇다고......
오늘은 여기까지